대표님 암보험료, 법인 비용으로 처리해도 되나요?
상담하다 보면 대표님들이 조심스럽게 이런 말씀을 꺼내십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암보험 하나 들어놨는데, 이거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면 안 되나요?"
물어보시면서도 이미 답을 짐작하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본인 몸, 본인 건강에 대한 보험이니 "이건 개인 지출이지" 싶으신 거죠. 그런데 딱 잘라 말할 문제가 아닙니다.
답은 계약을 어떻게 짜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같은 암보험이라도 누가 계약자이고, 누구를 대상으로 보장을 받고, 보험금은 누구 손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보험 계약에는 이 세 자리가 있습니다.
- 계약자: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료를 내는 사람
- 피보험자: 보험 사고, 여기서는 암 진단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대상
- 수익자: 보험금을 받는 사람
대표님이 말씀하시는 상황을 여기에 대입하면 대개 이렇습니다. 계약자는 법인, 보험료를 내는 쪽도 법인, 피보험자는 대표이사 본인, 수익자도 법인. 이 구조라면 비용 처리, 됩니다.
왜 개인 건강 문제인데 회사 비용이 되나요
여기서 다들 한 번씩 걸리십니다. "내 몸이 보장 대상인데 왜 회사 비용이야?" 하는 거죠. 그런데 국세청은 몸이 누구 것이냐를 보지 않습니다. 보험금이라는 돈이 최종적으로 누구 주머니로 들어가느냐를 봅니다.
수익자가 법인이면 이 보험은 개인 건강보험이라기보다 회사의 리스크 관리 수단에 가깝습니다. 대표이사가 갑자기 암 진단을 받고 경영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이 오면 회사도 같이 휘청거립니다. 매출은 줄고 자금 사정은 급격히 나빠지죠. 이럴 때 진단금이 법인 통장으로 들어와 그 공백을 메웁니다. 회사가 자기 자산인 핵심 인력을 지키려고 미리 들어둔 보험인 셈이라, 손금(비용) 요건인 "사업과 관련해서 발생한 통상적인 지출"에 그대로 들어맞습니다.
국세청 해석도 오래전부터 이 논리 위에 서 있습니다. "임원을 피보험자로, 계약자와 수익자를 법인으로 하는 보장성보험에 가입한 경우, 법인이 납입한 보험료 중 만기환급금에 상당하는 부분은 자산으로, 나머지는 보험기간에 걸쳐 손금에 산입한다" — 이 답변이 반복해서 나옵니다(법인세과-233, 서면2팀-1631 등).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대표이사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장성 보험에 월 100만 원씩 넣는다고 해보겠습니다. 연간 보험료는 1,200만 원. 절세 효과는 회사 과세표준이 2억 원을 넘는지 아닌지에 따라 갈립니다.
과세표준 2억 원 이하라면
- 적용 법인세율: 10%
- 연간 납입보험료: 1,200만 원
- 손금산입 시 법인세 절감액: 120만 원
과세표준 2억 원 초과라면
- 적용 법인세율: 20%
- 연간 납입보험료: 1,200만 원
- 손금산입 시 법인세 절감액: 240만 원
회사 규모가 클수록, 그리고 마침 과세표준이 2억 원 경계선 근처라면 절세 효과도 그만큼 커집니다. 다만 이 계산에는 전제가 하나 깔려 있습니다. 만기환급금이 없는 순수 보장성 상품이거나, 있더라도 그 부분만 자산으로 따로 잡아야 한다는 것. 저축 성격이 섞인 상품이면 그만큼은 비용이 아니라 회사 자산으로 남습니다.
반대로 이렇게 하면 세금 폭탄이 됩니다
같은 보험이라도 수익자를 대표이사 개인이나 그 가족으로 지정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회사가 임원 개인을 위해 대신 내준 지출이 되니까요. 급여지급기준을 넘는 금액은 비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상여로 넘어가, 대표이사 개인에게 근로소득세가 붙습니다. 비용 처리하려다 세금을 더 내는 셈이죠.
그래도 무조건 되는 건 아닙니다
계약 구조만 맞다고 끝은 아닙니다. 세무조사에서 부인당하지 않으려면 실무적으로 이런 부분까지 함께 챙겨두시는 걸 권해드립니다.
- 리스크 관리가 실제로 필요한 임원인가 (경영에 실질적 영향력이 있는가)
- 납입보험료와 보장금액이 회사 규모에 비춰 지나치게 크지 않은가
- 정관이나 이사회 결의로 관련 근거를 미리 마련해두었는가
특히 세 번째를 놓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계약 구조는 제대로 짜놓고 정작 회사 정관에는 관련 규정이 없어, 나중에 세무조사에서 근거 부족으로 지적받는 일이 심심찮게 생깁니다.
세무사 조언
대표님 개인 명의 보험을 회사 비용으로 넣고 싶으시다면, 새로 가입하시기 전에 딱 세 가지만 먼저 확인해보십시오. 계약자와 수익자가 법인으로 되어 있는지, 만기환급금이 있는 상품인지 아닌지, 회사 정관에 관련 규정을 미리 정비해두셨는지. 이미 가입해두신 보험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계약서를 다시 한번 펼쳐보시는 게 좋습니다. 수익자 한 글자 차이로 비용이냐 근로소득이냐가 갈리니까요.
법인 명의 보험 가입이나 기존 계약 검토가 필요하시면 편하게 상담 요청해주세요.
